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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분별/경제관련

[스크랩] `한국판 서브프라임사태` 임박 - 미네르바경제

by 디클레어 2010. 4. 10.

가계부채가 위험수위라고 경고하는 언론과 연구기관의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 너무 많이 듣다 보니 사람들이 면역력이 생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위험이 바로 코앞까지 와있는데도 그것을 실감하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위험한 일이다.

가계부채가 얼마나 무서운지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의 전말을 보면 분명해진다.

개인들이 자기 소득으로 갚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부채를 안고 집을 산 것이 서브프라임 문제의 발단이었다. 어느 시점엔가는 부채를 상환할 수 없게 될 것이 자명한 이치였다. 그 자명한 이치가 현실화된 것이 바로 서브프라임 사태다. 결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근본원인은 가계부채였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자 집값이 하락하고, 사람들은 더 이상 부채를 늘리지 않고, 상환하기 시작하였다. 당연히 가계부채는 감소하였다. 그러므로 서브프라임이란 이름의 금융위기는 지나치게 증가한 가계부채를 적정수준까지 되돌리는 정상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진행과정을 단순화시키면 이렇다. 1국면은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2국면은 주택 등 자산가격에 버블이 형성되고, 3국면은 자산가격의 버블이 붕괴되어, 4국면에서 가계부채가 감소한다.

이렇듯 서브프라임 위기의 발단, 전개, 결말의 전 과정은 결국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감소하는 과정이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전개과정을 우리 경제에 적용하면 우리의 가계부채는 위험수위를 넘어서서 적색 경고등이 켜진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중에도 가계부채가 계속 증가하였다. 그에 따라 자산가격의 버블은 꺼지지 않았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에 비유하자면 우리 경제는 현재 1국면과 2국면이 진행되는 중이다. 다시 말해 아직 위기국면이 오기 전의 단계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 대부분은 금융위기가 끝났다 혹은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을 담당하는 최고위층이 위기가 끝났다고 말하고 있고, 주요 언론들도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가 끝났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으니 자산가격은 오르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남에게 뒤질세라 대출을 받아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라는 이름의 금융위기의 전개과정을 눈 여겨 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위기란 바로 가계부채가 감소하고 그 결과 자산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인데, 우리는 지난 2년간 한 번도 가계부채가 감소하는 과정, 즉 위기국면을 겪지 않았다. 위기국면을 겪지 않았는데 어떻게 위기가 끝날 수 있겠는가?

그러면 앞으로 우리 경제에 서브프라임 사태 같은 위기국면이 올 것인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자.

서브프라임 사태의 근본원인은 가계부채가 지나치게 늘어 소득으로 부채를 상환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경제에 서브프라임 같은 위기가 발생할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가계소득 대비 가계부채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즉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의 비율’이 위기 발생 가능성을 가장 정확하게 말해주는 지표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비율 외에도 금융자산과 금융부채 비율, 원리금상환부담률(Debt Service Ratio)등을 이야기하지만 그것들은 보조지표일 뿐이고, 위험수위를 가장 정확하게 말해주는 지표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미국과 비교해 보자. 미국의 서브프라임 버블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7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40%였다. 2007년 말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150%였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위험이 서브프라임 사태 시점의 미국보다 더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2007년 이후에도 급격히 증가했다. 지금 곧 위기가 시작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아직 위기가 시작되지 않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가계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가계부채가 감소로 돌아서면 바로 위기가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가계부채가 커지면 커질수록 위기가 시작되었을 때의 파괴력도 같이 커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위험에서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위험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가계부채를 줄이는 것이다. 그런데 가계부채를 줄이면 자산가격이 급락하고 위기가 시작될 것이다.

위험 경고등은 켜져 있고, 그 위험지역을 벗어날 방법은 없는 그야말로 우리 경제는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출처 : 생활속진보(The Progress of Everyday Life )&사과나무
글쓴이 : 저산은 내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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