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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분별/경제관련

부동산 시장을 떠난 경험많은 투자자들

by 디클레어 2010. 7. 18.

이미 수년전에 부동산 시장을 떠난 경험많은 투자자들

 

 

오래 전 IMF 당시 '부동산태인'이라는 인터넷경매정보매체의 선두주자가 있었다.

부동산태인의 일산사무실에는 가정주부부터 택시기사,명퇴당한 은행원 등등 경매에

투자해서 종자돈을 불려보려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이들은 주로 주택을 싸게 경매로 받아 시세보다 월등하게 싼 가격으로 전세를 살던

세입자들에게 매매를 함으로써, 대출금리가 20%를 웃돌아 거래가 힘든 상황에서도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부동산태인에 대한 얘기로 시작하는 것은 내가 만나본 많은 사람들 중에 이들만큼

경험많은 투자자들도 드물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고, 이들은 지금 경매건 뭐건 부동산

시장을 쳐다도 않본다는 것이 두번째 이유다.

이들, 누구보다 부동산을 잘알고 경험도 많은 부동산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을 떠난

것은 실은 현재가 아니라 2006~2007년부터였다.

 

 

지금 인터넷과 매스컴에서 요란하게 떠드는 소리는 사실은 '뒷북'에 불과하다.

경험많은 부동산투자자들은 이미 2~3년전에 부동산 시장을 떠났다.

 

 

처음 다음아고라에 왔을 때에는 가끔 부동산에 대한 글을 쓰던 내가 더이상 부동산에

대한 글을 쓰지않는 이유도...................부동산 시장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더이상

말을 할 거리도 못되기 때문이다.

 

 

아파트분양가의 원가구조

 

 

아파트분양가의 원가구조는 아주 간단하게 쓰면 다음과 같다.

아파트분양가 = 토지가격 + 사업비 + 건축비

이중에서 건축비는 대략 평당300만원 + a라고 생각하면 되고................

인허가비용,분양경비,금융비용 등을 말하는 사업비는 평당100만원 + a라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다.

요컨데 건축비와 사업비는 어느 지역이든지 별반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토지가격은 아파트분양가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차지하며 지역에 따라 

엄청나게 금액의 차이도 크다.

예를 들어 서울의 평당5,000만원 가는 땅에 용적률 250%로 아파트를 짓는다면

아파트 가격에서 토지가격이 차지하는 금액은 5,000/2.5 = 2,000만원,

평당 원가는 2000 + 300 + 100 = 2,400만원 + a  수준이 된다.

여기에 건설사 마진이 붙으면 분양가는 평당3,000만원 이상이 되는 것이다.

 

 

주택가격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오른 토지가격

 

 

위에서 보았다시피 아파트 가격에서 압도적으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토지다.

이것은 아파트 뿐만 아니라 다른 형태의 건축물도 마찬가지며 땅값이 비쌀 수록 

건축물의 가격에서 토지가격이 차지하는 부분도 크다.

 

 

그런데 아파트 가격은 많이 떨어졌다고 호들갑을 떠는데, 아파트가격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토지가격은 아직까지 별로 조정을 받지않았다.

실은 아파트 가격보다 훨씬 많이, 훨씬 빠르게 오른 것이 땅값인데도 말이다.

땅값은 어떻게 아파트 가격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올랐을까?

 

 

2008년 양재동에서 메릴린치가 상업지역 2,000평을 사들여 대규모 건축을 하려고 

계획했던 프로젝트가 있었다.

당시 땅값은 4차선 대로변이 평당7,000~8,000만원, 안쪽은 평당4,000~5,000만원

수준이었는데,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취소가 되기는 했지만 이 프로젝트가

그대로 진행됐다면 최종 토지매입가는 평당1억원이 넘었을 것이라고 들었다.

 

 

이들은 왜 이토록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땅을 사면서도 사업을 하려고 했을까?

이런 식의 사고는 삼성,현대,LG 등 브랜드파워를 지닌 대기업일 수록 심하다.

"우리가 개발을 하면 1억하는 땅값이 2억으로 오른다"..................................

그리고 여기에 P.F로 토지매입부터 건축비까지 돈을 대준 것이 이 나라의 은행들과

증권사, 보험사, 상호신용금고, 저축은행 등의 금융권이다.

P.F에는 반드시 대출수수료라는, 금융권에게 지급되는 보너스가 있다.

 

 

자, 이쯤 얘기했으면 아파트분양가가 왜 그렇게 올랐는지 대충 감이 올 것이다.

 

 

아직 조정받지 않은 토지가격

 

 

땅값,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토지가격을 각종 건설사업을 한다며 올려놓은 주범은

무분별한 건설사들과 이들에게 PF로 돈을 제공한 금융권이다.

이들 건설사들과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과 함께 토지가격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금융.건설시장에는 지난 1,2차를 비롯해 이번 3차 구조조정대상 건설사들의사업장

매물이 나와 있다...............................매각가는 대부분 주변 시세나 매입가격 대

20~30% 낮은 선에 형성된다."

 

 

지난 5월 강남3구와 강동구,과천의 땅값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강남구(-0.11%), 송파구(-0.06%), 서초구(-0.03%), 강동구(-0.03%), 과천시(-0.08%)

그러나 아파트 가격에서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토지가격은 이제 조정이 시작됐을

뿐, 과연 얼마나 떨어질지 아직은 누구라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위의 그림이 말해주는 것은 은행들의 총대출과 총자산의 감소, 즉 우리 나라에서도

디레버리징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며, 다른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토지가격의

조정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주택, 특히 아파트가격이 어디까지 떨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을 알지도 못하고 부동산에 대한 투자경험도 없는 얼간이들이

말하는 '바닥'은 지금으로서는 전혀 감조차 잡을 수 없다.

건설사와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그들이 내놓은 사업부지들이 어느 정도

정리된 후, 그리고 시장에 내놓은 개인의 토지매물들도 정리된 후........................

매수자라고는 건설사 밖에 없으며 이제 그 유일한 매수자를 잃어버린 토지가격이

부동산시장에서 '수요와 가격의 법칙'에 따라 다시 결정될 때, 그때쯤이나  되야

아파트 등 부동산의 가격은 어렴풋이나마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그때까지는 경험많은 투자자들은 결코 부동산 시장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